첫경험 후 트라우마 극복까지(4)

결국 그날의 섹스는 실패로 끝났다. 어찌보면 섹스라 칭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수준이었고 상대를 학대하는 수준의 폭력을 가했다고 볼수도 있을만큼 은정이는 한참을 고통스러워 했다.
어느덧 시간은 6교시 종료시간을 다가오고 있었고 교실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에도 은정이는 좀처럼 몸을 추스리지 못했다.
처음엔 은정이에게 너무나 미안했지만 한편으론 괜히 이런걸 하자고 해서 이 지경을 만든 은정이가 점점 미워지기 시작했다. 좆끝이 식어갈수록 현자타임이 오듯 나는 냉정해지기 시작했으며 여전히 실오르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채 끙끙대는 은정이를 바라보며 미안함보다는 수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인식으로 인한 후회와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결국 은정이는 학교까지 못갈거 같다고 나에게 책가방만 집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고 나는 알겠다고 하고 다시 학교로 향했다. 차가운 바깥 바람을 맞으면서 냉정을 되찾은 나는 미숙함으로 중도포기한 첫경험의 찝집함과 담임이 은정이는 어디갔냐고 물어볼까 하는 걱정을 모두 안고 교실로 들어갔다.
다행히 담임은 교실 문만 살짝 연 상태에서 우리에게 가라는 싸인을 보냈고 반 아이들이 모두 나갈때까지 기다렸다 은정이의 가방을 들고 다시 은정이 집으로 향했다. 초인종을 누른지 한참이 되서야 은정이가 문을 열어줬고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은정이는 그새 많이 초췌해져 있었다.
형식적으로 괜찮냐고 물어본 나의 질문에 은정이는 들어오라는 듯 현관문을 열어주었지만, 나는 순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정이에게 첫경험에 대한 로망이 있듯이 나에게도 내 나름의 로망이 있었지만 조금전의 일들로 그 로망은 이제 더이상 꿈꿀수 없게 되버렸다.
남자로서 여자를 리드해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쭈뼛쭈뼛하다 은정이에게 리드당했고, 그마저도 나의 미숙함으로 뭔가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멈춰버린 나의 꼬락서니가 한심했고 창피했지만 애꿎게도 꼴에 또 남자라는 자존심이 발동되면서 이런 모든상황의 탓을 원인제공자인 은정이에게 전가하고 있었따. 이제 더 이상 은정이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 나의 생각이 확고해져 갔다.
특히나 원래도 내취향이 아니었떤 까무잡잡한 피부색.. 특히 유독 거무튀튀한 은정이의 입술색을 보는 순간 내 저 입술이랑 첫키스를 했다니.. 라는 생각에 "나 갈게" 라는 짧은 말 한마디를 은정이에게 던지곤 내려와 버렸다. 얼마나 싫었는지 엘리베이터도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쿵쾅쿵쾅 뛰어내려갔다.
그리고 다음날, 다음날이 방학일이었는데 은정이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겨울방학중 고등학교 배정 통지서를 받는 날도 나오지 않았다. 방학날이야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만 통지서를 받는날에도 은정이가 나오지 않자 왜? 라는 호기심과 함꼐 불안감이 밀려왔다.. 담임도 별말이 없는걸보면 담임은 알고 있는것 같았지만 차마 물어볼수가 없었다. 지금이야 다들 핸드폰이 있으니 안부를 물어보면 간단한 일이었겠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핸드폰이 있는 친구는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은정이를 볼수 있는 마지막 시간인 졸업식날... 그런데 이날은 내가 하필 부모님이랑 싸우게 되면서 졸업식도 가지 못하고 나중에 졸업장만 받아가지고 오면서 은정이를 볼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게 되버렸다.
그렇다고 막상 얼굴을 보았을 때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생각해 논것도 없었다. 다만 은정이가 아무일 없이 잘 있는지가 궁금했던 거 같고 그걸 내눈으로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나중에 졸업식에 간 친구들 말에 따르면 은정이는 아무일없다는듯이 참석해서 사진도 찍고 갔다고 했다. 고등학교는 여자들만 가는 실업계로 가게 되었고 내가 왜 안왔는지 남자애들 몇몇에게 물어봤다는 소식과 함께 ㅋ
이 소식을 마지막으로 은정이와의 인연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sns가 한창 유행할때 까지만 하더라도 정확히 이름을 기억해서 찾아보려고도 했지만 흔한 이름중의 하나라 찾을수가 없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굳이 이 글의 제목에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드는 이들도 있을거 같다. 나도 솔직히 은정이와의 경험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던 어린애 둘이 너무 빨리 진도를 나가버린 어설픈 경험이라 생각하지 트라우마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고등학교에서 그 선생님에게 섹스를 당하기 전까지는...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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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03.09 | 첫경험 후 트라우마 극복까지(1) (1) |
2 | 2020.03.10 | 첫경험 후 트라우마 극복까지(2) (5) |
3 | 2020.03.11 | 첫경험 후 트라우마 극복까지(3) (2) |
4 | 2020.03.11 | 현재글 첫경험 후 트라우마 극복까지(4)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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