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썰 3

구치소 생활만 해놓고 교도소라 적어놨네 미안
그냥 같은 의미라생각해라 보통 두개 같이
붙어있느니깐 재판중인 미결수가 구치소 형 확정된
기결수가 교도소 정도로 생각해주면됨
그냥 디테일한 몇개 더 적고 끝내려고함
1. 까마귀
교도관은 보통 우리가 말하는 9급 교정공무원이다
얘네들은 뭐 각양각색 구질구질 찌질한놈 다 있는거고
사실 별로 위엄이 없다
근데 까마귀 얘네들이 있는데 정확히 말해 교정공무원인데
구치소 교도소 내에서 경찰같은 역할을한다
일단 키도 무조건 185넘고 항상 모자에 선글라스
유격장 조교 생각하면된다 거기에 옆구리엔 곤봉 가스총
포승줄 등등 유사시 필요한 장비 갖고 다니는데
각 거실마자 벌어지는 난동 싸움 혹은 대인원이 모였을때
벌어지는 폭동에 대비한 인원임
한번씩 순찰도는데 눈만 마주쳐도 좆같음
방이 시끄럽다가도 까마귀뜨면 조용함
얘네는 유사시에 폭행이 허용되기에 방에 싸움나면
바로 문따고 들어와서 곤봉으로 대가리 깨버림
방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위협을 느낀다하면 창가에
벨이 있는데 이거 누르면 1분내로 까마귀 온다
나 있을때 예전 방장이 하도 좆같이 구는 틀딱 잇어서
이 닦다가 이 쉬벌놈이 하면서 달려가니까 바로 벨누르고
나 살려줘요 하면서 누른적 있었는데 까마귀가 둘다
졸라 패버림 보통 까마귀 한번 뜨면 그 방은 깨진다
다 찢어서 방 따로 배정해버림
2. 면회 및 서신
구치소 생활에 유일한 낙이 이 두가지다
구치소 수감은 정확히 유죄판결이 아닌 미결수이므로
사실상 최대한 자유를 보장해준다
그러다보니 면회는 매일 가능하다 거기에 별도로 변호사
접견은 무제한 가능하다 시간 횟수 상관없이
면회는 평일 7-8분 주말 5분정도 가능했다
이게 시간이 왜 이러냐면 면회라는게 9시부터 5시 사이에
제한적인 시간에 인원을 나눠야하다보니 시간이
오락가락한다 거기다 주말엔 가족 친구들이 더 많이
오다보니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거기다 남자 수감자 여자 수감자 안섞이게 나눠야하고
공범이 있을 경우 같은 타임에 면회 인원에 섞이면
안되니까 이런거도 따져서 배정하다보니 복잡하다
혹시 친구 가족 구치소 면회갈일 있으면 왜이래
안나오냐 짜증내진말길 나름 복잡한 시스템속에서
수감자한테까지 통보가고 그 사람 바로 튀어나오는게
아니라 몇명 인원차면 그룹으로 묶어서 이동하다보니
늦는다 그래도 나부터 내가 본 모든 사람들 그짧은
몇분의 면회땜에 아침부터 거울들여다보고 콧노래하고
그러더라
나는 매일 와이프가 한달동안 와줫다 참 고맙지
집이 일산인데 매번 의정부까지 자가몰고 왓다
그 겨울에
면회는 물론 다 녹음된다 철창을 두고 대화하는게 아니라
유리창을 통해하는데 마이크로 대화 나눈다 시간 다되면
알아서 서로 음성이 안들린다 녹음 이유는 유사시 증거로
사용된다더라 실시간 감청은 아니고 무슨일 생기면 바로
증거 및 자료로 사용됨
서신은 그냥 개인편지 인터넷편지 판사 반성문이렇게
쓴다 내용은 오고가는거 안본다 하는데 사실 장담은
못함 특히 집행유예 맞고싶거나 형량 줄이고픈 애들은
매일 판사한테 반성문쓴다
시덥잖아보여도 판사들 다 본다 몇번썻나도 다 봄
반성의 여지라고 업급되는 판결문의 문장이 사실
반성문 많이 썻나 여부임 재판장에서 눈물로 호소해도
반성문 한번이 더 효과있다
3. 여자 수감자
볼일 진짜 없다
사동 배치도 극과 극이라서 창밖으로도 안보이고
종교생활도 따로 운동도 따로
유일하게 한번 보는게 개개인이 재판 일정에 맞춰
나가는 출정날 아침이다 이때만 여자들 본다
꽃다운 아가씨부터 쉰내나는 할매들까지
각양각색의 남자들처럼 그내들도 이유가 다양함
여자들은 옷 컬러가 조금 연해서 구분 가능하고
내가 알기론 속옷 생리대 화장품도 다 나오는걸로
물론 매점에 공식지정된 싸제 용품있으니 그건
알아서 구매하는걸로
4. 샤워
거실에는 세면시설이 없다
아니 있긴 잇는데 거실 내부 싱크대
그리고 변기칸에 있는 수도꼭지가 전부다
씻고 싶어도 참 불편하다
샤워는 여름에는 이틀에 한번 겨울에는 사흘에 한번
구치소 공식지정 샤워장에서 온수로 가능하다
근데 이걸로 사람이 어케 살겠니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변기칸 수도꼭지로 샤워한다
변기칸이 더러울거 같아도 사실 거기서 씻고 일도보고
해야하니 맨날 막내가 하루 세번 치약으로 미싱한다
그래서 거기서 바가지 물 담아서 냉수마찰 하는거지
난 겨울이다보니 시바 존나 추워도 온수 안나오니
매일아침 냉수로 샤워햇다 진짜 이가 부서질거같아도
해야함 안하면 냄새 존나 나고 안하는 인간 있으면
줘패서라도 하게 함
5. 출정
재판 받으러 가는걸 출정이라한다
보통 한번의 재판과정이라 함은 변론 등의 심리공판 한번
최종적인 선고공판 한번이다
보통 출정은 오전에 출발한다 물론 간혹 오후 배정도 있으나
거의 모든 재판은 오전에 다 몰린다
구치소에서는 재판이 상당히 민감하다보니 교도관들도
한 개개인에 재판 결과에 상당히 신경쓴다
좋은 교도관들은 어떻게 재판받으면 좀 도움된다부터
검사성향 판사성향까지 잘 얘기해주는데 사소한거라도
이런게 사실 참 고맙다 출정 전날에는 한번 더 인지시켜주고
좋은 잠 자라고 말도 해주고
방 전체 인원도 이 분위기에 같이 맞춰준다 아무래도
남에 일이라도 곧 내 일이되는게 재판이기에
재판있는날 아침엔 방 분위기 숙연하고 욕설 절대 안나옴
출정잡힌놈 우선으로 무조건 다 해준다 밥 세면 등등
나갈때 격려 한마디씩 해주고
가끔 아무리 빡통 굴려도 이건 집행유예로 선고공판날
끝날거 같은 놈도 한번씩 징역형 맞고 돌아올때 있는데
이런날 방분위기 씹창남 아침에 출정가서 집행유예맞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풀려나기에 다시 볼일 없다고 손흔들며
인사하고 다시 저녁에 보면 그거보다 좆같은 일이 없음
흔치 않은 경우다 보니 그날 밤에 그 넓은 구치소에
누구 판사가 집행유예 안주고 징역 때렸다더라 바로
쫙 소문남
출정이 유일하게 사회 공기 맡으러 나가는 순간이기에
구멍 송송뚫린 닭장차라한들 그 구멍 사이로 다들
바깥풍경보기 바쁘다 비록 손과 몸엔 수갑 포승줄이라도
마음은 다들 사회로 향하겄지
6. 티비 시청
구치소는 원칙적으로 하루 종일 시청 가능하다
단 모든 방송은 녹화방송이다 뉴스는 당일 아침 뉴스가
저녁에 드라마는 일주일에서 이주일 뒤에
예능 역시 일주일에서 이주일 뒤에
이게 왜그러냐면 교정 목적이다보니 미리 사전에
내용 다 확인하고 법무부 승인이떠야 방송 송출이
가능하다 사실상 생방송은 없다
고도관에게 물어보니까 월드컵 정도 아니면
생방 송출 없다함
내가 있던 의정부구치소는 의정부교도소장이 미쳐서
우리는 독서하는 구치소 교도소 이지랄해버려서
티비가 오후 다섯시가 되어야 나왔다
하루종일 책보는게 고역인 놈들도 있다보니...
독서 안하고 누워자면 또 지랄함 그래서 개인 상
펴놓고 신문보거나 책봄
일단 아침에 기상해서 밥먹는 7시 즈음에
스피커로 황정민 에프엠데이트였나 이게
나왔다 유일한 생방이엇음 물론 15분정도?
딱 날씨 간추린 뉴스 정도 나오는 시간이었다
저녁되면 인간극장 뉴스 드라마 요 조합으로
여덟시 반까지 나온다
나 있을때 인기드라마가 시크릿가든이라 재밌게 봣다
하도 할게 없다보니 사내새끼들이 드라마 참 열심히본다
감수성도 풍부해짐 가끔 우는놈도 봣음
저녁 일곱시 반에서 여덟시쯤에 다들 이불깐다 그래서
마지막 드라마는 딱 누버서 보다가 잠드는거지
참고로 취침은 아홉시부터다 신기하게 그때되면
잠 존나 잘옴
주말이는 다행히 독서 없이 하루종일 티비한다
드라마도 두세편틀어주고 전국노래자랑 뮤직뱅크
예능 등등 하루종일 나온다
특히 뮤직뱅크 나오면 틀딱들도 열심히 본다
그리고 시스타 같은 애들 나오고 나면 조용히
화장실간다 시발 밤꽃냄새
주말 토 일요일은 좋은게 마지막 상영 타임에 영화틀어준다
꽤 괜찮은 영화 많이 틀어주더라 재밌는걸로
영화볼땐 영치금으로 사둔 과자 빵 먹으면서
7. 취침
아홉시되면 모두 취침에 들어간다
취침소등? 그딴게 어딨어 불은 안꺼진다 다만
조금 어두워질뿐
영화처럼 어둡게 자진않는다 굳이 찾아보자면
7번방의 선물처럼 조명 안꺼진채로 자체적으로
조명을 가리는게 사실적인 방법이지
가끔 방에서 자살했다는거 뉴스로 보면 참 신기하다
환한 곳에서 목메기가 참 어려울텐데
다들 잠은 잘 잔다 별거 하는거 없어도 신기하게
아홉시되면 얼마 안되서 눈 감긴다
가끔 이불속에서 딸치는 놈들도 잇으나 잘잔다
가끔 교도관들이 지나다닌다 자살한넘 없는가
안자는놈 없는가
8. 커피물
아침마다 소지들이 커피물을 준다
말그대로 뜨거운 끓인물
방마다 파워에이드 통 큰거 두개에 담아준다
일반 패트병은 그정도 뜨거움 감당 못하고 찌그러지기에
무조건 파워에이드 통이어야만한다
이게 아침 일곱시에 뜨거운걸 받아도
이불 속에 꽁꽁 넣어두면 열이 안뺏겨서
점심까지 뜨겁다 점심 커피까지 이걸로
타먹을수 있다 밥먹으면 믹스커피 한잔이
개꿀맛이거든
얼마전에 최순실이가 이 물을 지 목욕물로 썻다는걸
보고 아마 같이 방쓴 사람이 있다면 죽이고 싶엇을거란
생각이 들더라
별거 없는 곳에서 소소한 기쁨이 믹스커피 마시는거라서
9. 돈 많으면 좋은점
교도관 사이에 정보가 참 빠르다
돈 많은 사람이면 알아서 잘해준다
계장급은 호형호제 가능하고 진짜 유력인사라면
교도소장까지는 가볍게
나는 그나마 법인 하나 운영햇으니 관구장? 호칭이
정확히 기억안나나 제법 높은 사람이랑 자주 면담했다
면담하면 뭐하겠노 가서 담배한대 피고 커피하고 장기
한판 두는거지
나는 또 우리형님 고등학교-서울대라인 선배 한분중에
조사받던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검사로 계셔서 별달리
조사받을일 없는 날이도 그 검사 선배분이 내 담당 검사에게
나 조사받으러 나오게 부탁함 그럼 나는 다른 수감인들이링
다르게 검창철 유치장에 안있고 형님 선배 검사분 방에가서
담배 맘껏 피고 커피랑 간식먹고 검사분이 휴대폰 주면서
여기저기 전화할곳 있으면 하라할때 부모님 형제 그리고
직원들이게 전화 돌리고 그랬다
한낱 영세한 법인 운영만해도 이런데 돈 많은 놈들은
어마 무시하겠지...
10. 나 무죄받고 나오던날
사실 1심 무죄는 기대안했다
배임을 실제로 저질렀던 공동대표놈이 잠수를 탔기에
아 이건 시간 싸움이겠거니 했지
정말 기가 막히게도 선고공판 일주일전에 그놈이 잡혔다
그리고 그 일주일만에 우리 변호사 쪽에서 제법
서둘러줬다 다행히 그 일주일사이에 많은 증거를
검찰쪽에 제시했고 선고공판 하루전날 그놈이 자백
하루전까지 자백 안하면 더 길어지니까 조마조마했는데
오후 다섯시 인터넷 서신으로 와이프가 보내온 편지에
그놈이 자백했고 재판부에서 내일 선고공판에서 공소기각
때릴거라고 전해줫음
만세 불렀지 방 사람들도 축하해주고
다음날 아침에 다들 인사하고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재판장에서 바로 그 자리에서 판사가 공소를 기각합니다
그래서 와이프가 들고온 옷 입고 바로 나옴
그길로 바로 의정부구치소로 차 몰고 갓다
내가 들어갈때 입엇던 옷 영치금 그리고 와이프가 보내준
책들 반납받아야했기에
영치금 200만원 남은건 그냥 방 사람들 쓰리고 방 총무
이름으로 달아두고 앞에 나와서 두부 한모 먹고 내장탕
한그릇하고 집에 돌아옴
여튼 그때 생각나서 한번 적어봄
졸라 추운 겨울이었는데 동업하던새끼 통수맞고
구속도 한번 당해보고 ㅎㅎ무죄받고 나와서 사업 더
번창하고있다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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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17.01.21 | 교도소 썰 1 |
2 | 2017.01.21 | 교도소 썰 2 (4) |
3 | 2017.01.21 | 현재글 교도소 썰 3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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