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자친구가 마지막 여자친구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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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9 09:06
유치원시절에 정말 찰싹 붙어다니면서 놀던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편하게 A라고 할게
그 막 어린애들이 나 얘랑 결혼할거야! 하는 거
그런 사이여
진짜 잘놀았어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초등학교 입학하고 사이가 귀신같이 멀어졌거든
진짜 심각할 정도였지
로맨스 소설 영화에서는 에바참치터지는 각인데
신경도 안썼고 별로 놀지도 않았고 생각도 없었고
내 윗집이라 그냥 엘리베이터에서도 자주 만났거든
맨날 놀던 사이에서 그냥 인사만 주고받는 사이가 된것 뿐인겨
6학년이 되서야 처음으로 같은반이 됐다
하지만 그간 벌어진 사이가 쉽게 좁혀질리가 없었지
그래도 가까워진 별거아닌 계기가 있었는데
A랑 친하게 지내는 친구 무리 중 하나가 나랑 짝꿍이 되고
친해지니 나한테 간지럼을 태우는거였다
난 진짜 간지럼 안타 돌부처거든
이년이 막 날 간지럽혀서 웃기려고하는데 난 입꼬리 미동도 안해
그러니까 장난이 A패거리들 전체로 확대되더라고
A도 나를 간지럽히는거에 동참했다
간지럼이 의외로 스킨쉽농도가 높다는 사실 잊지마세요!
스킨쉽이면 서먹해졌던 사이도 금방 돌아온답니다!
애초에 친했었고 집도 윗집이였던 만큼
서먹했던 사이가 다시 친해지는 속도가 남달랐지
등교시간 하교시간도 비슷하니 따로 시간 안맞춰도 등하교도 자주 같이 하게 되고
어렸을때처럼 결혼하니 마니는 아니였지만
집간의 교류가 다시 생겼지
먹을거 좀 있으면 윗집 갖다주고
윗집에서 먹을거 있으면 우리집 챙겨주는 식
그런데 중학교가 갈라졌어 난 남중을 지원했는데 A는 공학을 썼더라고?
이대로 헤어지면 또다시 서먹해지는게 백빵이였지 같은학교인데 다른 반 걸렸다고 그리 거리가 벌어졌는데
다른학교? 말도안되지
어렸을때 이빨털던게 싹이 튼거지
초6시절이 다 끝나고서
고백이라고 하긴 했는데 별 대단한건 없어
어렸을때 기억하냐고 묻고
난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기억못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긴했는데
용케 기억 하더라고?
중1 중2 중3때까지
학교는 달랐지만 계속 만났다
주말엔 친구들이랑 놀기보단 둘이 나가 놀았어
기껏해봐야 중학생이라 할 수 있는 건 정해져있었지만서도
알고 지낸 기간이 기니까 서로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약점이나 흑역사도 잘 알고 있었고
취향도 잘 맞고 뭐든 잘 맞아서 사귄 이후로 싸울일도 없고 거리가 벌어질 이유가 없었다
교통사고로 죽기 전까지는
흔한 뺑소니 사고인데
그게 내 주변 사람한테 일어날거란 생각 솔직히 할 생각도 없고 이유도 없잖아 재수없게
근데 그 일이 벌어졌어
발인하고 유골함을 들기 전까지도 현실감이 없더라구
사람이 죽고 떠난다는 게 뭔지 몰랐어 진짜
납골당에 들어가는거까지 보는데도
눈물한방울 안나오더라
집에 오는 차안에서도 담담하게 있었어
와닿지 않았거든
근데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나서 깨달은 거 있지
이제 엘레베이터도 같이 못탄다
아무것도 못해
죽는게 그런거구나
A는 죽었구나
울었다 그 엘리베이터에서
뭐 예전 이야기지
그 이후론 딱히 좋아하는 여자도 없고
여자친구를 사귈 생각도 사라졌다
무량수불이 된 느낌?
아마 A가 살아있었으면 지금까지 사귀고 있었을거라 생각해
가끔 우스갯소리로 내가 이렇게 된 건 A가 내 옆에서 여자들을 쳐내기때문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맞다면 차라리 A의 귀신이라도 보였으면 좋겠어
매년 납골당에서 사진만 보는것도 힘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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