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이야기 - 족같은 년이어도 괜찮아?? 바람이분다 10 12918 3 0 2020.07.03 15:48 1 집착의 본질은 열등감이다. 집착이란 심리구조는옳고 그름을 무력화 시켜나를 좀먹는다. 어릴 적 부모에게서 넉넉하게 받아내지 못했던 애정은결핍증으로 이어져 자존감을 훼손시키고집착을 만들어 내는 것! 지금까지도 징글징글하게 이어지고 있는아내에 대한 집착증을나름 고상하게 진단한다면이 즈음은 아닐까. 2그날담쟁이 넝쿨 아래로술취한 남자와 아내 남자를 향한날서있던 아내의 말투가부드러워지고끈적한 연민을 엮어눈물까지 쏟아낸 후질척거리는 섹스음마져고스란히 받아냈던 내가 그 여자와 결혼까지 하고지금까지도그 위태로운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심리의 저변엔그 쓰레기 같은 집착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믿고 있다. 3 결혼 제도는인간본성에 역행하는 폭력이라고 생각했고,그 생각은지금도 변함이 없다. 수많은 만남과 교류의 과정을 개무시하고제도를 만들어 틀에 가두어 버리면이성에 대한 설렘조차도가책을 만들어 내니까. 감정선은흐르는 대로 놔두는 게 맞고그게 어느 쪽으로 흘러가든어른으로 책임지고 감당해갈 의지만 충만하면 되는거 아닌가? 다만비겁하지 않게~ 당시 아내는그 복잡하게 흘러가는 감정선을제대로 정리해내지 못하고흔들리고뒤틀리고급기야는비겁해지기까지 했던건 아니었을까? 4 아파트 엘리베이터 입구쪽을 나와두리번거리는 아내를 보자마자본능적으로 몸을 숨겨버렸고, 다시 입구쪽으로 들어간 아내는비틀거리는 남자 한 명을거칠게 끌고 나와담쟁이가 넝쿨져 올라간쉼터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일직선이 몇 겹으로 늘어선둔산동의 옛날 아파트 건물과 건물 사이를 비집고아이들 놀이터와 함께담쟁이 넝쿨이 제법 우거진 쉼터!아내와 해소되지 못한 욕정을마지막으로 불태우기도 했던 곳! 무너지는 마음과 함께신발까지 벗어 쥐고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돌아담쟁이가 기어올라간 맞은편 기둥 뒤쪽에자리를 잡는 동안 아내는술에 취해또다른 기둥 하나에기대고 있는 남자를품고 있었다. 좀전까지단정한 원피스 아래로탄력있는 속살을내 손끝에 허락했던 아내가 허리춤을그 술취한 남자에게 모두 내어준 채두 손을 올려그 남자의 목덜미를 그러쥐고애원하고속삭이고파고들고 있었다. "다신 오지마 제발~""마지막으로 한 번만 해주면 안돼?""해 주면 또 해달라고 할꺼자나~""그래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헤어지는건 아니자나~""미안해 종수야~~""그 사람이랑도 했어?""아니~~ 만난 지 얼마 안됐자나~""나랑도 그냥 계속 만나면 안돼? 내가 조심할게~""안돼~~ 넌 다른 여잘 만나야지~~" 5 이미십년이 훌쩍 지나버린 이야기지만그 때 그들이 나눴던 대화를 토시 하나 빼지 않고행간에 흘렀던 감정선까지모두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1분 2분 시간이 흐를수록날이 서 있던 아내의 말투가 부드러워지고남자의 목소리와 섞여가며 젖어들고질퍽대는 섹스음과 함께 울음마저 토해버릴 때까지모두 모두 선명하다. 남자의 애원에소극적 저항을 하던 아내는자기 손으로 팬티를 내렸고,남자의 허리춤까지 풀었다. 젊은 남녀의가쁜 숨결 사이로새어나오는 흐느낌은헤어짐에 대한 아픔이었을까? 그렇게 수십분의 시간이흘러가고아내의 백을 열어휴지를 꺼내 남자의 몸 이곳저곳을구석구석 닦아주고 아픔을 주어섬기듯주머니에 구겨넣었던팬티까지 꺼내 입는 아내를 보며 저 둘의 관계는가볍지 않다고 생각했다. 6 들키면 말겠다는 심정으로그들을 지켜보고 있었으나,술에 취한 남자와우거져 내린 담쟁이 넝쿨그리고이미 낡아버린 녹원 아파트의 낙후된 조명들로 인해그들은 나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어쩌면이미 그들은그 둘 속에 몰입해 있었으므로관찰자의 존재 따위는그냥개무시해 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7 여관으로 가지 않고대전역으로 향했다. 어차피 내일 만날 수는 없었음으로이미 마음 한 구석이 무너져 버렸음으로새벽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기차가 있었다면타고 떠날 심산이었다. 3 0 댓글 30포인트